이 책은 송파장애인부모연대에서 회원에게 선착순으로 몇 권 나눠어준 책인데 빠르게 신청하여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책을 나누는 사업으로 회원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운영진께 감사드린다.
매스컴을 통하여 제목과 간단한 내용을 알았고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책을 받아드니 두께는 두껍지 않았다. 금방 읽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내용이 무거우니 마음이 힘들어 읽어내기가 수월하지는 않다.
80년 5. 18. 광주사태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결코 재밌거나 흥미진진한 내용이 아니다. 슬픈 이야기다. 주인공 동호는 중학생이다. 계엄군의 총에 맞고 쓰러진 친구 정대의 주검을 찾기 위해 시민군에서 활동하다 결국 계엄군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난다. 정대의 누나도 정대보다 먼저 죽었다. 시민군에서 활동하던 은숙 누나, 선주 누나, 진수 형 등이 계엄군과 맞서 활동한 대가로 얼마나 비참한 고문을 당해야 했는지,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어린 소년과 젊은이들의 죽음이 살아 남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한 도시가 권력자의 마욕에 의해 능멸을 당했던 역사.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지난 겨울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 한 계엄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았는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이 더럽고 무섭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중에서 발췌한 내용을 옮긴다.
2024년 12월 3일 22시 30분, 대한민국 헌법이 유린당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멈췄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이 다시 뛰도록 심폐소생을 해주신 모든 분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지킨 주역이십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저는 이번 12. 3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겪으며,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비상계엄이 실제로 선포되었을 때, 1980년 5월 광주는 2024년 12월의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큰 빚을 졌습니다.
그래도 읽다보면 어느 장면에서는 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작가는 소설을 시처럼 쓰는 사람이다.
읽고 있는 책을 보고 옆의 지인이 묻는다.
- 무슨 내용이에요?
- 아 광주사태 이야기에요.
- 그래요? 나도 그때 광주에 살았어요. 초등학생 이었는데 학교가 문을 닫아 학교 안 가고 놀아서 좋았어요. 나중에 다시 학교에 등교해서도 계엄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그때 초등학생이어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내 옆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줘서 감사하다.
5월의 담장에는 그때 희생된 그들의 넋인양 붉은 장미가 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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